July 2016, Cultural Typhoon@Tokyo University of Arts,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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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동안 묵혀왔던 "김내성의 추리소설과 근대 경성"에 대해 발표했다. 순전히 개인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였던 터, 학회 발표를 결의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패널이 결정된 뒤에도 한동안 확신이 안들어 고민이었는데, 원고를 준비하면서 점차로 문제의식이 명확해졌다는 점이 성과라면 성과다. '경성역'에 대해 연구중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이현정 교수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게 큰 도움이 되었다.

작가 '김내성'의 눈을 통해, 근대 도시로 발돋움하던 1930년대 경성을 재구성하는 일종의 시론이었다. 2014년 일본에서 재발간된 장편 추리 소설 "사상의 장미"를 텍스트로 다루었다. 청년 김내성은 도쿄에 유학하지만, 어쩌면 자신을 안정된 출세로 이끌지 모르는 법학보다는 추리 소설에 매료되어 소설가의 길을 택한다. 그는 독립운동가도 아니었지만, 친일파 관료나 자본가도 아닌, 전형적인 식민지 인텔리겐차였다. 김내성이 경성을 보는 시선은 상반된다. 유혹적 소비와 퇴폐적 향락이 만연한 근대 도시인 한편, 식민 지배의 억압과 모순이 넘치는 부조리의 땅이기도 하다. 한국문학사에서 외면해온 추리 소설은 '범죄'에 대한 상상을 통해 경성의 소비 문화와 데카당스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에 주목함으로써 1930년대 경성을 '감각적, 일상적 미디어'로 재해석하고 싶다는 것이 나의 의도인데, 이번 발표로 이제 한 걸음 내딛었다는 느낌이다.

Cultural Typhoon 에서의 발표와는 별도로, 도쿄 진보초에 있는 북카페 "책거리"에서 일반인과 함께 하는 토크 세션도 가졌다. 참가자가 10명도 되지 않는 조촐한 모임이었지만, '김내성', '추리소설', '경성', '근대 기술' 이라는 매니악한 키워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회합이라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일본의 추리소설 연구가 마츠카와 요시히로(松川良宏、아시아 미스테리 리그 운영중)씨가 참석해 준 점도 좋았고, "경성의 다다, 동경의 다다"를 쓴 요시가와 나기(吉川凪)씨와 인연을 맺게 된 점도 기쁘다. 이제 시작한 경성 연구를 통해 보다 많은 만남이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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