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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nieEthnography에 대한 잡담
이 글은 2010년 8월30일~9월1일에 도쿄에서 개최된 EPIC 2010에 대한 개인적、비판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ethnography"가 버즈 워드가 된 상황이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이다. 냉소적이라 해도 할 수 없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도 ethnography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있을 뿐, ethnography가 제기해온 문제의식은 매우 "꼼꼼하게" 무시되는 상황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회의는 근본적으로는 산업의 니즈를 반영한 모임이었으므로,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오프닝 키 노트가 "무지MUJI"의 아트 디렉터였으니까. 그래도 이번 행사에 AAA(American Association of Anthropology)가 관여했고, 일본의 학술계도 적극 참여했다. 최소한 연구의 탈을 쓸 필요는 있었다. 그렇게 쓰고 보니, 더더욱 오싹.

지금 생각나는 몇 가지, 결정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점을 써보자.

・Behavior observation = Ethnography
행동 관찰은 민족지 기술의 일부일 뿐이다. 또한 민족지 기술이 아닌 분야, 예를 들어 사회심리학 등에서도 행동 관찰을 통한 조사를 부지런히 행한다. 어떻게 관찰하느냐에 대한 것이 민족지 기술의 정체성이다. 그 부분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 된다.

결국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민족지 기술을 통해 보스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 조금 세련되게 말하면 "어떻게 혁신으로 이끌 것인가"라는 문제로 환원되었다. 기업에서 일하는 에스노그래퍼의 푸념. 돈 많이 받고 연구하는데 그 정도는 감수하라고.

・Global innovation = Americanize? or Marketize?
"시장화"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 없으므로 "글로벌 혁신"을 위해 "민족지 기술"을 추구한다는 전제. 100년전부터 비난받아온 문화인류학의 "과거"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았다. 이는 물론 문화인류학이 반성문을 제대로 썼는가 라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겠다. <동인도회사>와 <인텔>의 담론, 무엇이 다른가. 학문의 역사적 흐름을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는 방법론은 사회 과학으로서 자격이 없다.

・Ethnographic datamining?
이날 제기된 모순된 개념은 수없이 많았다. 문제는 수사법으로서 모순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용에 논리적 일관성이 없어서 모순이 모순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프리젠테이션"이라는 미디어를 통해서는 모순된 개념도 아름답게 전달할 수 있다. "ethnography"가 학술적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개념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버즈 워드적 상황.

불행 중 다행이랄까. 그나마 한국에서는 문화인류학에 대한 위상이 턱없이 낮은 덕분에, ethnography가 유행어도 된 것 같지 않은데, 근본적으로 오해를 사는 것보다는 소수 의견으로 남는 편이 낫다고 본다. 다만, 오늘 EPIC2010에서 느낀 바, 사상적 측면에서 미국을 완벽한 "선진문명"으로 믿고 따르는 한국 학술계의 전례상, 내후년 쯤이면 껍질뿐인 "ethnography"로 연구합네 조사합네 떠드는 자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이것저것 생각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서, 현재 집필 중인 "Performance Ethnography"에 대한 논문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yonnie뉴욕에서 만난 토미
못말리는 귀차니즘 덕분에 계절바뀐 얘기를 이제야 쓴다.

일본인 토미 토미타씨는 재즈에 미쳐서 자기 인생을 몇 번이고 다시 쓴 사람이다. 재즈가 너무 좋아 그 쪽으로 자수성가. 도쿄에서 재즈바를 네 곳이나 운영하며 돈을 모았다고 한다. "본고장 재즈"를 철저히 알기 위해서, 재즈바를 전부 팔아치우고 홀홀단신 도미. 미국의 도시들을 돌면서, 재즈 문화를 온몸으로 섭렵한 집념의 재즈통이다. 23년전 토미씨는 뉴욕 할렘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할렘이야말로 진짜 재즈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신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80년대 할렘에 대해서는 "위험한 곳"이라는 시각이 강했고 그만큼 문화적으로도 폐쇄적이었을 것이다. 초기에는 "돈많은 일본 사람"으로 알려져서 범죄 표적이 되거나 총을 맞은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이런 모험담이 토미씨의 자랑거리 중의 하나가 되었다.

우리가 토미씨를 만난 건 5월 뉴욕에 갔을 때 우연히 참가하게 되었던 할렘 재즈 투어에서였다. 그가 안내하는 할렘은, 아폴로 극장, 코튼클럽 등 재즈사에 등장하는 명소가 아니라, 지금 할렘 주민들이 어떻게 재즈를 즐기는 지 알 수 있는 작고 소박한 극장이었다. 뉴욕 다운타운의 상업화된 재즈바를 경멸하는 토미씨는 "재즈 정신과 가스펠이 죽은 그런 곳에서는 좋은 연주도 노래도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그유명한 "블루노트" 같은 곳은 수준이 낮아서 못간다는 얘기였다)

그가 안내한 식당 Amy Ruth's는 관광객은 거의 오지 않는 곳으로 할렘의 주민들로 시끌벅적했다. 케이준풍의 치킨 요리와 와플이 일품이었다. 이어서 그가 데리고 간 허름한 클럽 St. Nick's Pub은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는 작은 라이브 클럽이었다. 뮤지션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흥겹게 몸을 흔들면서 음악을 즐기는 할렘 주민들이 모인 곳이었다. 10석도 안 되는 로얄석은 토미씨 예약으로 온 일본인 관광객 팀으로 만석이었다(물론 나도 그 몇 안 되는 일본인 관광객 팀의 일원이다;;). 제일 제대로 된 테이블과 의자를 갖춘 그 좌석이 클럽에서 유일하게 가스펠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간이었음에 틀림없다. 연주 도중 내내 졸던 아줌마 관광객은 jam이 하이라이트에 다다른 순간 당당히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튕기면서 사진을 찍어 대었으니까. 사실 자기가 안내한 고객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에 그 누구보다도 짜증을 냈던 것은 토미씨였다.

토미씨는 은근슬쩍 잘난척 투성이인 괴짜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좋아해서 같이 다니기에는 약간 피곤한 스타일이었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토미씨의 살아온 삶을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뉴올리언즈의 재즈 역사와 연결되어 있는 할렘 문화에 대한 얘기를 듬뿍 들었다. 다시 한번 그를 만나서 재즈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그런 면에서 인간적 매력이 넘치는 할아버지였던 듯하다.

이곳이 토미 토미타씨의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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